5편에서 이어집니다. 호텔에서의 달콤한 환대 덕분에 잠시나마 여독을 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락한 소파에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습니다.
이번 하노이 여행에는 휴식만큼이나 중요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하노이라는 도시의 색을 배경으로 한 인물 스냅샷 촬영. 그 첫 단추를 꿰기 위해, 저는 약속 장소로 향하기 위해 다시 호텔 밖으로 나섰습니다.
하노이의 거리, 첫 번째 약속
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다시 하노이의 열기가 저를 감쌌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토바이 경적 소리, 행인들의 활기찬 대화, 코끝을 찌르는 분짜와 반미의 향기가 뒤섞인 구시가지의 거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피사체였습니다. 잠시 그 풍경에 매료되어 셔터를 누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저는 약속 장소인 근처 레스토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늘의 약속은 이번 촬영을 함께할 베트남 프리랜서 모델과의 첫 미팅이었습니다. 수많은 가게들 사이에서 붉은 벽돌과 고풍스러운 발코니가 인상적인 ‘VIVIENNE CAFE RESTAURANT’를 발견했을 때, 저는 이곳이 우리의 첫 만남을 위한 완벽한 장소임을 직감했습니다.
하노이의 오래된 건물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이곳은, 창작에 대한 영감을 나누기에 더없이 완벽한 분위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예술적 교감의 시작, 차 한 잔의 여유
미리 도착해 자리를 잡고 있으니, 곧 약속한 모델이 도착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녀는 실제로 보니 훨씬 더 프로페셔널한 아우라와 매력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영어로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어색함을 풀기 위해 음료와 간단한 식사를 주문했습니다. 시원한 과일 스무디와 신선한 채소가 라이스페이퍼 너머로 비치는 베트남식 스프링롤 ‘넴 꾸온’이 테이블 위에 놓였습니다.
음식은 때로 언어의 장벽을 가장 쉽게 허무는 매개체가 됩니다. 우리는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자연스럽게 촬영 컨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여행 사진이 아닌, 하노이의 일상과 그 안의 사람, 그리고 패션이 어우러진 한 편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저의 비전을 설명했습니다.
그녀는 제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며, 하노이의 숨겨진 아름다운 장소나 현지인들만 아는 골목길에 대한 아이디어를 덧붙였습니다.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의 현대적인 해석부터, 프랑스식 건축물이 즐비한 구시가지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한 스트릿 패션 컨셉까지. 우리의 대화는 단순한 업무 협의를 넘어, 하노이라는 캔버스 위에 함께 그림을 그려나갈 두 아티스트의 즐거운 브레인스토밍이 되어갔습니다.
차와 식사를 곁들인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습니다. 촬영 장소, 의상 컨셉, 그리고 우리가 담아내고 싶은 감성의 결까지. 성공적인 촬영을 예감하게 하는 기분 좋은 설렘이 카페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꿀팁] 하노이 식당 결제, 현금이 더 유리한 이유
하노이의 매력적인 식당과 카페를 방문할 때 알아두면 정말 유용한 팁이 있습니다. 바로 카드 결제 시 추가 수수료가 붙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저도 이번 미팅을 진행한 레스토랑에서 경험한 사실입니다.
왜 추가 금액이 발생할까요?
베트남, 특히 하노이의 많은 로컬 식당이나 상점에서는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약 3~5%)와 세금(VAT 8~10%)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메뉴판 가격만 보고 카드를 내밀었다가, 최종 결제 금액이 5%에서 많게는 10% 이상 늘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불법이 아닌 현지 관행에 가까워 여행객 입장에서는 당황하기 쉽습니다.
스마트한 여행자을 위한 조언
따라서 하노이를 여행할 때는 충분한 현금을 환전해서 다니는 것이 가장 마음 편하고 경제적입니다. 물론 대형 호텔이나 쇼핑몰, 일부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추가 수수료 없이 카드 결제가 가능하지만, 구시가지의 로컬 맛집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현금은 필수입니다. 결제 전에 “Do you charge extra for credit card?”라고 한 번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성공적인 미팅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촬영을 준비합니다. 다음 7편에서는 하노이 구시가지의 아침 풍경과 함께 시작된 첫 번째 인물 스냅 촬영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