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11월 10th, 2025

하노이 여행기 7편: 성요셉 성당 앞, 패션과 역사가 만나다

성요셉 성당의 고풍스러운 철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델의 클로즈업 샷성요셉 성당의 고풍스러운 철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델의 클로즈업 샷

 

6편에서 이어집니다. 현지 모델과의 성공적인 사전 미팅 후, 드디어 하노이에서의 첫 번째 촬영 날이 밝았습니다.

아직 도시가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시간의 부드러운 빛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우리는 서둘러 약속 장소로 향했습니다.

단순한 여행 기록을 넘어, 하노이의 심장부에서 패션과 역사가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 그것이 오늘 저의 미션이었습니다.

 

 

시간이 멈춘 공간, 성요셉 성당

우리가 첫 번째 촬영 장소로 선택한 곳은 하노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성요셉 성당(St. Joseph’s Cathedral)입니다. 19세기에 지어진 이 고딕 양식의 성당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분주한 도시의 한가운데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불교 사원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어졌다는 역사는 아이러니하지만, 그 덕분에 하노이는 동남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풍경을 품게 되었습니다.

검게 그을린 외벽과 하늘을 찌를 듯한 두 개의 첨탑은 마치 파리의 노틀담 대성당을 축소해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시간의 더께가 쌓인 웅장한 건축물과, 현대적인 감각의 패션이 만났을 때 발생하는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통해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어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우리의 작품을 위한 완벽한 무대였습니다.

하노이 성요셉 성당의 웅장한 전경과 그 앞에 선 모델
하노이 성요셉 성당의 웅장한 전경과 그 앞에 선 모델

하노이의 심장부에서 시작된 촬영

아침의 고요함도 잠시, 성당 앞은 이내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관광객을 태운 시클로가 지나가고, 현지인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바쁘게 일상으로 향하는 풍경.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러운 배경으로 삼아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모델은 붉은색의 강렬한 뷔스티에와 하늘하늘한 흰색 스커트를 입고 잿빛 성당 앞에 섰습니다. 마치 흑백 영화 속에 홀로 색을 가진 주인공처럼, 그녀의 존재감은 주변의 모든 것을 압도했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매 순간, 저는 하노이의 과거와 현재가 한 프레임 안에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프로페셔널한 모델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감정에 몰입했고, 저는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뷰파인더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모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사진 찍을 때 포즈가 너무 좋습니다.

이번 촬영의 목표는 브랜드의 옷을 보여주는 룩북이자, 모델과 저의 포트폴리오가 될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단순한 ‘예쁜 사진’을 넘어, 스토리가 담긴 한 장의 작품을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했습니다.

성요셉 성당의 고풍스러운 철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델의 클로즈업 샷
성요셉 성당의 고풍스러운 철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델의 클로즈업 샷

성공적인 첫 촬영을 마치고 나니, 앞으로 이어질 하노이에서의 작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하노이는 골목마다, 거리마다 새로운 영감을 주는 매력적인 도시임이 틀림없었습니다.

 

[꿀팁] 성요셉 성당 인생샷 촬영 완벽 가이드

하노이 여행에서 성요셉 성당 인증샷은 필수 코스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비슷한 구도의 사진을 남길 때, 조금 더 특별한 사진을 원한다면 이 팁들을 기억하세요.

1. 최고의 시간대는 단연 ‘아침’

성당은 하노이의 핵심 관광지인 만큼, 오전 10시만 넘어가도 수많은 인파로 붐빕니다. 인물 중심의 깔끔한 사진을 원한다면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를 노리세요. 관광객이 적을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성당의 입체감을 더욱 아름답게 살려줍니다.

2. 길 건너 카페를 활용하라

성당 바로 앞에서 찍는 것도 좋지만, 길 건너편에 즐비한 카페들의 2층이나 3층 테라스에서 촬영하면 성당의 웅장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특히 ‘콩카페(Cong Caphe)’나 주변 루프탑 카페에서 망원 렌즈를 활용하면 마치 유럽에 온 듯한 이국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3. 의상 컨셉은 ‘대비’가 핵심

성요셉 성당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채색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제가 촬영한 모델처럼 붉은색, 노란색, 파란색 등 채도가 높은 원색의 의상을 입으면 인물이 훨씬 돋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오자이나 하얀 원피스를 입으면 청순하고 고전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하노이의 아침을 가득 채웠던 첫 번째 촬영. 다음 8편에서는 열정적으로 작업한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찾아간 하노이 로컬 맥주집과 그곳에서 맛본 음식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하노이 여행기 6편: 현지 모델과의 첫 만남, 창작의 서막

 

By gotrip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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