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에서 이어집니다. 현지 모델과의 성공적인 사전 미팅 후, 드디어 하노이에서의 첫 번째 촬영 날이 밝았습니다.
아직 도시가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시간의 부드러운 빛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우리는 서둘러 약속 장소로 향했습니다.
단순한 여행 기록을 넘어, 하노이의 심장부에서 패션과 역사가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 그것이 오늘 저의 미션이었습니다.
시간이 멈춘 공간, 성요셉 성당
우리가 첫 번째 촬영 장소로 선택한 곳은 하노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성요셉 성당(St. Joseph’s Cathedral)입니다. 19세기에 지어진 이 고딕 양식의 성당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분주한 도시의 한가운데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불교 사원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어졌다는 역사는 아이러니하지만, 그 덕분에 하노이는 동남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풍경을 품게 되었습니다.
검게 그을린 외벽과 하늘을 찌를 듯한 두 개의 첨탑은 마치 파리의 노틀담 대성당을 축소해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시간의 더께가 쌓인 웅장한 건축물과, 현대적인 감각의 패션이 만났을 때 발생하는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통해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어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우리의 작품을 위한 완벽한 무대였습니다.

하노이의 심장부에서 시작된 촬영
아침의 고요함도 잠시, 성당 앞은 이내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관광객을 태운 시클로가 지나가고, 현지인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바쁘게 일상으로 향하는 풍경.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러운 배경으로 삼아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모델은 붉은색의 강렬한 뷔스티에와 하늘하늘한 흰색 스커트를 입고 잿빛 성당 앞에 섰습니다. 마치 흑백 영화 속에 홀로 색을 가진 주인공처럼, 그녀의 존재감은 주변의 모든 것을 압도했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매 순간, 저는 하노이의 과거와 현재가 한 프레임 안에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프로페셔널한 모델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감정에 몰입했고, 저는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뷰파인더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모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사진 찍을 때 포즈가 너무 좋습니다.
이번 촬영의 목표는 브랜드의 옷을 보여주는 룩북이자, 모델과 저의 포트폴리오가 될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단순한 ‘예쁜 사진’을 넘어, 스토리가 담긴 한 장의 작품을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했습니다.

성공적인 첫 촬영을 마치고 나니, 앞으로 이어질 하노이에서의 작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하노이는 골목마다, 거리마다 새로운 영감을 주는 매력적인 도시임이 틀림없었습니다.
